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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진보라 피아노 콘서트 (보라빛재즈), 대전 예술의전당 - 20181223

In the world/문화 2018. 12. 23. 23:43

뛰어난 재즈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진 진보라의 피아노 콘서트가 있어서 다녀왔다.

대전 예술의전당, 공연 보러 자주 가는 곳이다. 집에서 가깝고 주차하기 편해서 좋다.

주차는 3시간 무료라고 써있는데, 따로 검사 안하는 걸로 봐서 그냥 무료인거 같다. 아니면 공연이 있어서 검사를 안하는 건지도...

주말인데, 주말이라서? 한적하다.

대전은 참 심심한 동네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조용하고 여유가 있어 좋기도 하다.


1. 링글송

프링글스 광고? 거기에 사용한 음악인 거 같다. 첫 곡 이라서 가볍게 시작하려고 한 거 같다.

뒷 부분에 로고송 같은 노래를 하던데 너무 낮게 불러서 잘 안들렸다.

알고보니 감기로 목이 안좋은 듯 하다.


2. Ginger bread cookie씨의 하루

제목이 잘못 되었다고 하여 원래 제목을 알려주었는데, 음... 기억이 나지 않는다.

"50번째 첫키스" 라는 영화를 주제로 만들었다고 한다.

기억상실증이 걸려 매일 남편을 처음 보는 것 같이 반복하는 영화인데

어릴 때 매일 새로운 만남을 하면 설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밝은 분위기의 노래다.


3. Soul Me

영어 학원을 가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출 때 나는 음 솔-미에서 따 왔다고 한다.

칼국수 집에서 나는 소리는 미-도, 엘리베이터는 솔-미, 생각해 보니 맞는 것 같다.

별거 아닌 일상에서 단순한 음을 가지고 만든 곡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노래라서 놀랐다.

"엘리베이터는 솔-미, 칼국수집은 미-도"


4. 은교 P 68~69

영화로 잘 알려진 소설 은교를 보고 만든 노래라고 한다.

은교 작가님과의 인연을 설명해 주었고, 책을 읽던 중 68-69 페이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한다.

68-69 페이지 내용이 뭔지 궁금해 졌다. 시간나면 한 번 읽어 봐야겠다.

앞 세 곡과는 다르게 슬픈 멜로디의 노래다.

개인적으로 오늘 들은 곡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참고로 동생과 찜질방에 갔을 때 만들었다고 한다.

"옛날 스타일 아날로그 감성의 괘종 시계가 옆에 서있다고 상상하세요."


5. Fly me to the moon

워낙 유명한 곡이라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아는 곡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주한다.

정해진 멜로디, 아니 정해지지 않은 멜로디가 춤을 추듯 귓가를 때린다.


6. Red pepper and apple pie

맥도날드에서 애플파이를 먹다가 뜨거운 애플쨈이 터져 나오는 찰라 흘리지 않도록 먹는... 그런 상황에 영감이 떠올라 만든 노래라고 한다.

엉뚱한 시점에 영감이 떠오르는가 보다. 신기하다.

"한 여름에 오두막에서 수박을 먹다가 누웠는데 문득 하늘에 별이 보이는... 맥도날드 애플파이"


7. Walking the cat

미스코리아 대회의 드레스 심사에서 사용할 곡을 의뢰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아름답고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걸어 나오지만 내면은 매우 긴장하고 떨고 있을 것이다.

한발 한발 긴장한 모습을 상상하면 만들었다.

그런 모습은 고양이가 두 발로 걷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고양이가 이 끝에서 저 끝으로 두 발로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하세요."


7-8. Marry Christmas

번호를 매기지 않고 중간에 넣었는데 노래가 아닌 줄 알고 누락이 되었다고 한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8. Mo' better blues

곡의 재해석, 신비롭다.


9. I honestly love you

목소리가 잘 안나오는데도 열심히 노래 불러주면서 연주하심.


진보라 라는 아티스트를 잘 몰랐다.

TV에서 천재 재즈 피아니스트라고 하는 얘기만 종종 들었는데,

왜 그런 수식어가 붙게 되었는 지 알 것 같다.

피아노 스킬이 얼마나 잘 정돈 되었고 정확한 지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악기를 통해, 음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작가가 글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가수가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피아노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피아니스트


나에게 감동을 준 공연이었다.

멋진 공연 고맙습니다.

밤에 보는 대전 예순의 전당 아트홀

항상 공연의 여운을 느끼며 나오는 길에 봐서 그런 지 더 예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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